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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중턱에 또 다시 하얀눈이 내렸고 칠갑산은 새하얀 목화송이처럼 하얗게 덮였다.
눈내린 다음날 그렇지 않아도 칠갑산 설경 촬영에 대해 고민하던 내게 철호형이 걸어온 한통의 전화, 그로인해 우린 예정에 없던 칠갑산 등산길에 올랐다.
설경을 영상에 담으려는 나와 사진관을 운영하면서 청양의 곳곳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 철호형.
여기에 칠갑산 정산 등반이라는 사실을 모른체 얼떨결에 합류한 금강 환경 지킴이 복권승. 그리고 산행초보들의 사고를 대비하고 길안내를 위해 달려온 청양군청 전문 산악인 봉수형.
우리는 기존의 등산로를 버리고 칠갑산 등정의 최단거리 코스지만 아직 산길이 없어 숲을 헤치고 올라야하는 광대리 코스를 선택했다.
(소스 영상)
출발지로 결정한 대치면 광대리로 가는 길은 구불구불하고 아직 녹지 않은 눈과 옆으로 흐르는 시냇물이 그림같이 펼쳐져 있다.
아이젠과 각자 나름대로 준비한 등산장비를 점검, 나는 우리집 막내 녀석의 등산화 테러로 인해 장화를 신고 나온 상태..어찌 걱정스럽다.
역시 안나프르나를 등정했던 봉수형은 베스트 산악인답게 복장부터 남다른 포스가 나온다.
(소스 영상)
광대리 회관에서 만난 어르신들은 친절하게 우리에게 여러길의 등산코스를 설명해 주셨다.
(할머니)
이렇게 우리는 주변의 풍경을 마음껏 카메라에 담기도 하고 조잘거리며 앞으로 닥쳐올 일은 꿈에도 모른체 즐겁게 산행을 시작했다.
고로쇠수액 체취를 위해 마을 주민들만이 오르는 이 길은 일반 등산객들에겐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그래서 그런지 겨울인데도 햇빛이 잘 들지 않을 정도로 숲이 울창하고 옆으로 흐르는 계곡의 물은 그야말로 수정처럼 맑았다.
(소스 영상)
이 물이 지천백리를 출발하는 가장 상류에 있는 원류이며 원천이다. 여기처 발아한 원천수는 청양의 중심을 흘러 저 멀리 금강과 합쳐진다. 그리고 흘르고 흘러 어느덧 군산의 금강 하구둑을 지나 서해바다로 나간다.
이처럼 맑은 물이 바다로 가는 여행길에도 처음과 같이 이 맑음을 유지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바램이 가득하다.
(소스 영상)
조금 더 오르니 여기저기 고로쇠 나무에 주민들이 설치해 놓은 고로쇠수액 체취 현장들이 나온다.
고로쇠수액은 어느덧 칠갑산의 특산품이 되었다.
고로쇠라는 이름은 뼈에 이롭다는 뜻의 한자어 ‘골리수(骨利樹)’에서 유래한다. 한방에서는 나무에 상처를 내어 흘러내린 즙을 풍당(楓糖)이라 하여 위장병·폐병·신경통·관절염 환자들에게 약수로 마시게 하는데, 즙에는 당류(糖類) 성분이 들어 있다고 한다.
주민들의 발길이 끊어지는 곳에 이르니 산길은 없어지고 서있기도 힘들 정도의 경사가 정상까지 이어진다.
어설픈 산행 초보들의 뜬금없는 개고생이 이제부터 시작이다.
암묵적으로 산행구조대장격인 전문 산악인 봉수형은 뒤에서 오거나 말거나 자기 갈길만 간다... 아 진짜 야속하구만..
너무나 심한 급경사에 한걸음 올리기도 어려웠고 깊이 쌓인 눈과 눈속의 낙옆의 미끄러움은 덜렁 장화만 신고 나선 나에겐 속수무책이었다.
오늘은 하늘이 청명해 시야가 상당히 멀다. 하늘은 코발트색처럼 파랗고 조각조각 떨어진 구름 또한 아름답다.
이 난관만 이겨내면 그 풍광을 우리 모두가 얻으리라는 생각으로 비록 저질체력이지만 한걸음 한걸음 힘을 내어 올랐다.
드디어 비탈면 정상.
장곡사에서 시작되는 사찰로와 만나는 지점이다. 정상에서 약 30M정도 아래 부분이다.
칠갑산 정상으로 가는 마지막 계단길. 올려다 보는 시선엔 온통 푸른빛의 하늘, 그리고 하늘과 맞닿을 것 같은 봉우리다.
칠갑산이 우리에게 준 선물, 아니 자연이 준 경외로움과 감동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단지 보고 느낄 뿐이다.
갑자기 진행된 칠갑산 등반, 그것도 닦아놓은 등산로가 아닌 눈덮인 급경사 숲을 뚫고 올라온 우리 일행.
다들 힘들었지만 서로가 서로를 걱정했고 칠갑산의 멋진 풍광을 같이 공유했기에 마음만은 너무나 포근하고 행복한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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